멋진 삶을 살기 위해서
나는 멋진 삶을 삶을 살았다고 전해주시오
내가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인 그리고 지속적으로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은 본임의 임종 전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다.
$\text{“Tell them I’ve had a wonderful life”}$ $\text{“그들에게 나는 멋진 삶을 삶을 살았다고 전해주시오”}$
$\text{-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Ludwig Wittgenstein)}$ $\text{Norman Malcolm, Ludwig Wittgenstein: A Memoir, 1958, P. 131}$1
내가 비트겐슈타인 이란 인물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된 가장 큰 영향을 준 말이었다. 나도 그와 같이 죽기전 나의 삶에 대해 자신있게 멋진 삶을 살았다고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의 삶은 극도로 청빈하였고 배우자도 없었으며 친구조차 그리 많지 않았고 비극적인 사건들도 정말 많이 겪었다.2 그럼에도 그는 멋진 삶을 살았다 단언하였다. 보통의 경우 적어도 현 자본주의 시대의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삶을 멋진 삶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난 그의 삶을 자본주의 사회인 현 시대의 시선으로 다르게 말하자면 돈으로 비추어 그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그의 삶을 통해 돈과 삶에 대해 생각하는 과정은 어찌보면 이미 정해진 때로는 진부할수도 있는 답 즉 돈과 멋진 삶은 연관되지 않는다는 답을 향해 가는걸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혹시 모르지 않는가 그 또한 직업을 가지고 똑같은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았기에 우리와 같은 경험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답이 나올지 기대를 가지고 생각해보려 한다.
성인 이전의 삶
성인 이전의 삶 즉 유년기에서부터 청소년기는 사람의 남은 인생의 일종의 기반이 되는 시기이다. 이 시기의 비트겐슈타인은 굉장히 유복한 가정에서 지냈다는 것을 여러 자료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일례로 그의 집안에서 열리는 음악 모임에는 브람스, 말러, 브루노 발터와 같이 기라성 같은 음악가들이 드나들었었다.3
성인 이전의 삶에서 돈이란 사실상 가정환경에 비례한다고 말 할 수 있다. 실제로 경제적 능력이 있는 가정일수록 좋은 가정 환경을 가진다는 연구 또한 존재한다4. 이러한 경제적 상황에 따른 가정 환경은 나의 생각에는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가르는 일종의 첫번째 관문과도 같다고 생각이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비트겐슈타인은 첫번째 관문의 일부를 어느정도 무난히 넘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유추 할 수 있다.
가정환경을 만드는 요소 중 경제력 외에도 정서적인 부분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것이다. 어릴 때의 아주 작은 사건 중 정서적인 충격이 있었던 사건은 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어서도 그리고 사람에 따라 죽기전까지도 잊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나 또한 그러한 사건 몇 가지가 종종 기억나곤한다. 비트겐슈타인도 이러한 정서적인 충격을 많이 받은것으로 알려진다. 아버지는 매우 엄격하였고 형들은 비극적이게도 비트겐슈타인이 청소년이던 시기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다고 전해진다.5 그렇기에 내가 앞서 비트겐슈타인이 첫번째 관문의 일부를 어느정도 무난히 넘겼다고 표현한 것이다. 그는 내가 말하는 첫 관문의 나머지를 아주 거칠게 넘어간걸로 알려지기 때문이다.
이후 비트겐슈타인의 인생에 이 기반을 다지는 시기는 여타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큰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비트겐슈타인의 일생에 계속하여 존재한 자살 충동은 그의 가정에서의 정서적 충격이 큰 영향을 주었고 경제적인 유복함은 그가 이후 학문과 철학을 지속하는데 밑 바탕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게 된다. 그의 가정이 유복하였기에 그는 가정교사들에게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고 수준 높은 지식에 쉽게 접근 할 수 있었기에 철학의 세계에 빠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었던 것이다.6
성인으로서의 삶 그리고 자유를 향해
성인이 됨으로써 앞서 다진 기반위에 우리의 삶을 세워나가기 시작한다. 현대의 사람들은 본인의 삶을 세워나가기 위해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어렸을적 기반위에서 진로를 선택하게 된다. 비트겐슈타인 또한 우리와 같이 진로에 대해 고민하였고 어렸을 적 기계 제작에 관심이 많았던 까닭에 대학에서 공학을 배우게 된다. 이는 이후 그가 공학의 근간이 되는 수학적 기초에 관심을 가지게 되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고 이어서 수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철학에 대한 흥미로 이끌게되는 결과를 만든다.7 어렸을적의 기반이 정말 자연스럽게 그의 인생을 결정 짓게되는 연관성을 우리는 볼 수 있게된다.
진로 선택의 목적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제적 기반을 만들고 그 기반위에서 삶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 일것이다. 비트겐슈타인 또한 이러한 경제적 기반을 만들기 위해 진로를 정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그는 이러한 경제적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된다.
비트겐슈타인은 20대 시절 그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다.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그 시기의 가장 큰 역사적 현장인 1차 세계대전의 전쟁에 자원입대하게 된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그는 본인이 물려받은 막대한 자산을 형제자매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모두 넘기게 된다. 이때 그는 자신의 몫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지 않도록 했고 이를 몇번이고 강조했다는 것이다.8
$\text{“You want to commit financial suicide?”}$ $\text{“당신은 경제적으로 자살하려는 겁니까?”}$
$-\ \text{비트겐슈타인의 재산 이전을 담당한 공증인}$ $\text{Joaquín Jareño-Alarcón, Ludwig Wittgenstein: The Meaning of Life, 2023, P. 41}$9
이러한 비트겐슈타인의 행동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시선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째서 삶의 자유를 얻을 수 있음에도 그는 삶의 자유를 버린것일까? 그가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된 계기로는 여러가지 배경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배경에 대한 실마리를 그의 초기 철학을 대표하는 저서인 $\text{<논리철학논고>}$ 에서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아래와 같은 명제들을 본인의 저서에 남겼다.논리철학논고>
$\text{1. “세계의 의미는 세계 밖에 있어야 한다.”}$10
$\text{2. “윤리는 말로 표현될 수 없다. 윤리는 초월적이다.”}$11
$\text{3. “분명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스스로 드러난다. 그것이 신비적인 것이다.”}$12
각각의 명제를 서로 이어 본다면 그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말한 첫번째 명제를 간략히 설명하면 내가 생각하는 가치 그리고 물질적인 것들은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그것들이 있는 세계 밖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정말 간단히 하자면 진정한 가치는 물질적인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표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곧 그의 윤리관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윤리는 말로 표현 될 수 없다고 하였고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것은 스스로 드러나진다고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그의 행동을 해석하자면 그는 단순히 본인의 윤리관을 말로써 표현하지 않고 스스로 드러나지는 즉 본인의 행동으로 실천하고자 한 것이다. 그의 이러한 실천은 그가 자신의 관점 즉 자신의 세계를 물질만능주의적 자본주의 관점에서 벗어나게 한 것이다. 난 이러한 비트겐슈타인의 행동이 진정한 자유를 찾기 위한 발버둥으로 느껴졌다.
진정한 자유
우리는 자유를 찾기위해 돈을 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진정한 자유일까? 비트겐슈타인은 앞선 $\text{<논리철학논고>}$에서 아래와 같이 말한다.논리철학논고>
$\text{“행복한 사람의 세계는 불행한 사람의 세계와 전혀 다르다.”}$13
그는 행복이 세계내의 사실인 물질적 요소들에 결정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행복은 세계의 사실 자체가 아닌 세계를 대하는 방식과 관련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더 많은 돈은 더 많은 자유를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나 진정한 자유는 돈이 아닌 세계를 대하는 우리의 방식에 있다고 비트겐슈타인은 말하고 있는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죽기전까지도 청빈한 삶을 살았고 자신의 철학적 탐구를 위한 삶을 지탱할 수 있을 정도의 돈으로 생활 하였다.14 그는 정말로 세계를 대하는 태도를 본인이 원하는대로 죽기전까지 유지한 것이다. 그런 그는 정말 진정한 자유를 누렸고 진심으로 멋진 삶을 살았다 단언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비트겐슈타인은 무소유를 예찬한다거나 하는 등의 인물은 아니었다. 그는 본인의 철학적 탐구를 위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하여 경제 활동을 하였으며 경제적인 도움을 동료들에게 요청하기도 하였다.15 하지만 그는 더 큰 돈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음에도 본인의 윤리관과 세계를 대하는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청빈한 삶을 유지했다. 그는 진정으로 그러한 삶에서 자유를 느꼈을 것이다.
우리는 비트겐슈타인과 같이 청빈하게 살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를 찾기위해서라면 과연 내가 세계를 대하는 태도를 나의 자유를 위해 올바르게 정립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진정한 자유에 한츰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한다.
돈과 멋진 삶은 비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연결된 세계의 사실과 세계를 대하는 태도이다. 비트겐슈타인이 말한것은 단순히 무소유를 예찬하는 것이 아니다 돈은 삶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지만 멋진 삶은 돈이 아닌 나의 태도에 달려있다. 당연하고도 단순한 답이다. 이 글의 처음에 이런 단순한 답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을 하였다. 하지만 이런 답이 나왔음에 진정한 본질에 한걸음 더 다가선 것 같다고 느껴진다.
$\text{“Tell them I’ve had a wonderful life”}$ $\text{“그들에게 나는 멋진 삶을 삶을 살았다고 전해주시오”}$1
각주
참고문헌
- Goodman, Russell B. (2002). Wittgenstein and William James. Cambridge University Press.
- Bradley, R. H., Corwyn, R. F., McAdoo, H. P., & García Coll, C. (2001). The Home Environments of Children in the United States Part I: Variations by Age, Ethnicity, and Poverty Status. Child Development, 72(6), 1844–1867.
- Monk, R. (2018). The Laboratory for Self-Destruction. In F. A. Flowers III & I. Ground (Eds.), Portraits of Wittgenstein (Abridged ed., pp. 18–38). Bloomsbury Academic.
- von Wright, G. H. (2018). A Biographical Sketch. In F. A. Flowers III & I. Ground (Eds.), Portraits of Wittgenstein (Abridged ed., pp. 3–17). Bloomsbury Academic.
- Schmidt, A. (2014). Wittgenstein and World War I: Some Additional Online Sources. Nordic Wittgenstein Review, 3(2), 181–186.
- Jareño-Alarcón, J. (Ed.). (2023). Ludwig Wittgenstein: The Meaning of Life. Wiley-Blackwell.
- Manhire, R. (2025). ‘Tell Them I’ve Had a Wonderful Life’: Wittgenstein’s Final Words from the Perspective of the World Sub Specie Aeterni. Philosophical Investigations, 48(2), 162–183.
- Malcolm, N. (2001). Ludwig Wittgenstein: A Memoir. Clarendon Press.
- Wittgenstein, L. (1922). Tractatus Logico-Philosophicus. C. K. Ogden (Trans.). Kegan Paul, Trench, Trubner & Co.
- McGuinness, B. (Ed.). (2008). Wittgenstein in Cambridge: Letters and Documents 1911–1951. Blackwell Publishing.
-
Goodman (2002), p. 8; von Wright (2018), p. 9. ↩
-
Goodman, Wittgenstein and William James, p. 8. ↩
-
Bradley et al. (2001), pp. 1844–1867, 초록. ↩
-
Monk (2018), pp. 25–26. ↩
-
von Wright (2018), p. 4; Manhire (2025), 주 3. ↩
-
von Wright (2018), pp. 4–6. ↩
-
Schmidt (2014), p. 181; von Wright (2018), p. 8; Jareño-Alarcón (2023), p. 41, 주 71. ↩
-
Jareño-Alarcón (2023), p. 41, 주 71. ↩
-
Wittgenstein (1922), Tractatus Logico-Philosophicus, 명제 6.41. ↩
-
Wittgenstein (1922), Tractatus Logico-Philosophicus, 명제 6.421. ↩
-
Wittgenstein (1922), Tractatus Logico-Philosophicus, 명제 6.522. ↩
-
Wittgenstein (1922), Tractatus Logico-Philosophicus, 명제 6.43. ↩
-
von Wright (2018), pp. 9, 14–15. ↩
-
von Wright (2018), pp. 9, 11, 13–14; McGuinness (2008), pp. 156–157, 서신 110–112. ↩